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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용 노인 정책 그만… 중장기 기본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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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작성일2024-02-20 09:50 조회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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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용 노인 정책 그만… 중장기 기본계획 세워야"


[특별인터뷰]고광선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장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이면 우리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며 "수년 째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뤄진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고 지속 가능한 노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내년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된다.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출산 대책은 차고도 넘치는데 반해, 고령화 시대 우리 어르신들에 대한 복지나 처우 개선책은 대단히 미흡한 형편이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고광선 회장을 만나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어떤 노인 복지 정책이 필요한지 들어 보았다. 고 회장은 ‘총선용’이 아닌, ‘진정성 있고 지속가능한’ 노인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바야흐로 ‘1000만 노인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울도 곧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이고, 지방 몇 곳은 노인 비율이 40%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내년이면 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이제 우리도 5년 또는 10년 중장기 기본 계획을 세워 고령화와 노인 복지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그분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전개해 가야 합니다. 저희가 수년 째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해 오고 있지만, 아직 이뤄진 것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 올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여가 복지, 특히 경로당 무료 중식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소득 증대와 건강 증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문제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어르신 샛강·산자락 지킴이 사업’도 있습니다. 서울에 샛강이 26개 있는데 500km 이상 됩니다. 이를 아름답고 서울의 환경에 잘 맞도록 가꾸고 조성하는 것도 노인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실버파트너’ 사업도 있어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으로, 버스 중앙차선에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쉼터 관리운영을 서울시연합회에서 맡아 시민들을 도울 계획입니다. 놀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를 노인과 어린이가 통합해 운영하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 평소에 ‘1년 365일 노인 무료 중식’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습니다. 최근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지난 6일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 단계적으로 주 7일 점심 제공을 공약했습니다. 앞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서울지역 민주당 구청장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주 5일 무료 중식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단순히 총선이 임박했다고 해서 나온 정책이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현재 경로당에 정부지원금으로 지급되는 식비가 인당 333원에 불과합니다. 최소한 1500원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인원 수대로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인원 수나 시설, 규모 등을 감안해 차등해 지원하고, 인원이 적은 곳은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벌써 7,8년 전부터 다섯 차례나 제안했지만 바뀐 것이 없습니다. 저는 기초연금보다 무료급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어느 경로당에서나 노인분들이 점심을 드실 수 있어야 합니다.”


- 경로당 관련 복지 정책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셨는데, 앞으로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무료급식을 하려면 조리시설이 구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행 노인복지법상 경로당 규정에는 이런 최소한의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로당 시설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해 왔습니다. 서울 지역 경로당 중 5평 미만이 16곳, 10평 미만이 500곳이나 됩니다. 1개 동에 8곳 가량씩, 아무리 멀어도 집에서 100m 이내에 대부분 경로당이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노인의 여가 복지를 위해 가장 훌륭하고, 가장 접근성이 좋은 시설입니다. 경로당을 ‘그룹 홈’으로 만들어 ‘홀로 어르신’ 들이 이곳에서 편하게 먹고 주무시면서 자연스럽게 ‘노노 케어’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여당이 손주 돌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현금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르신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면 어떤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저출산 고령화는 국가적인 숙제입니다. 젊은이들이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돌봄 사업’이 좀 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아이 엄마가 시장이나 병원 혹은 친목회나 산책을 가는 경우에, 경로당에 잠깐 파트타임으로 돌봄 센터를 만들어 육아를 맡기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노인들에게는 소득이 따르고, 부모들은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됩니다. 노인도 행복하고 아이 부모들에게도 좋은 정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나 서울시에서도 경로당의 파트타임 아이 돌봄센터에 힘을 모아주었으면 합니다.”


- 초고령사회에 돌봄 인력이 줄면서 ‘생활돌봄형 노노 케어’ 확산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서울시 노인 인구가 173만 명에 달합니다. 고령인구비율이 벌써 18.5%로, 초고령사회 문턱까지 와 있습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형 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갈 수준은 아니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노인들 곁에서 건강한 노인이 친구가 되어준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경로당 한 켠에 이들이 함께하는 공간을 마련하면 노인 일자리도 만들어 질 수 있어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서대문구 경로당에서는 이런 형태의 ‘노노케어’를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 노인 일자리를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 맞춤형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공익형 일자리’는 재정투입 효과가 낮은데다 수요자 만족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떤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 공익형 일자리는 30만 원 정도 용돈을 드리면서 학교 등하교 길에서 깃발을 들어준다든지,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처럼 시각장애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정도입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만 해당이 되는데, 사실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을 못 받는 노인들이 더 일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공익형 일자리만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충족시킬 수가 없습니다. 노인의 경력과 활동 역량을 활용하는 시장형 일자리, 지하철 택배 사업, 샛강 지킴이나 반려동물 놀이터 관리, 노노 케어 등 양질의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해야 합니다. 정부나 서울시에서도 여기에 발을 맞춰주셨으면 합니다.”


- ‘노인복지청’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가능할 것이라 보시는지요.

“현재로선, 차기 대통령선거 주자들이 정부조직 개편 때 공약사항으로 넣어주길 바랍니다. ‘부’를 만들지 못하면 전담부서라도 꼭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여가와 복지, 사회공헌, 일자리, 평생교육, 건강, 그리고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담당하면 됩니다. 여성도 중요하고 청년도 중요하지만, 초고령사회에 돌입한 지금은 ‘노인복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현행 공공 복지관은 ‘돈 먹는 하마’와 다를 바 없습니다. 시설도 노후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을 합니다. 이제 노인들이 인공지능 바둑과 장기를 두는 시대입니다. 미국의 ‘시니어센터’처럼 우리도 대형 경로당을 지역 거점별로 만들어, 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 노인 보호구역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오셨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그리고 전체 교통사고 중 어린이 사고는 1%가 넘지 않습니다. 반면에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상자 중 40%가 노인입니다. 노인 보호구역조차도 제대로 된 표지판이나 구역표시가 미비해요. 어린이 생명도 중요하지만 노인 생명도 소중합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노인보호구역 사고 시 어린이보호구역처럼 똑같이 강력한 처벌 조항을 두어야 합니다. 노인 집단 시설 주변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노인 비중이 월등히 높은 시골은 마을 전체를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신호등 주기를 더 늦추고, 가로등 하나만 더 켜주고, 차와 인도의 동선만 제대로 구분해 주어도 노인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서울시연합회관 신축 계획은 서울시 도움으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습니다. 깊이 고민 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이전하는 동대문 종합복지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아니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신축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어느 곳이든 넓은 곳으로 옮겨, 어르신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여가 복지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 곳에서 노인 대상의 디지털 교육, 평생교육, 일자리, 사회공헌, 생애 체험, 신기술 체험 등 보다 나은 노인 여가복지 정책을 펼치고 민족문화 전수과정까지 만들고 싶은 바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설을 맞아 새해 노인분들께 새해 덕담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두 발로 걸어다닐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 무엇이든 마음껏 다 하시고, 100세까지 좋은 세상을 건강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담=조진래 브릿지경제 대표 jjr2015@viva100.com 

정리=장인평 기자 jip309@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