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공급 위주서 수요 중심으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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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작성일2023-01-31 15:03 조회2,69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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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이제 ‘노인’의 정의와 역할을 다시 정의되어야 할 때가 왔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고광선 회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정년 연장’과 ‘수요자 중심의 노인 일자리’를 각별히 강조했다. 재정투입 효과가 낮은 ‘공익형’ 일자리 보다 실제 수요자들이 만족할 일자리를 찾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보다 건강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인보호구역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활돌봄형 ‘노노 케어’도 확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광선 회장으로부터 올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추진하려는 다양한 노인 복지 사업과 정부에 바라는 제언을 들어 보았다.
- 올해 신년회에서 노인일자리 창출을 각별히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기존의 정부 주도 ‘공익형 일자리’를 수요자 중심의 ‘사회공헌형 일자리’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일자리들이 있을 지 궁금합니다.
“공익형 일자리 중에 국가 사회에 크게 도움이 되는 일자리들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체 노인의 50% 정도가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익형 일자리를 고집한다면,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이 결국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서울의 샛강 지키미, 산자락 지키미, 애완동물 놀이터 관리, 노노 케어 같은 공급자 위주의 노인일자리를 수요자 중심 일자리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 생각했던 반복되는 행정보다는 시민의 삶에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인전용체육시설을 어르신놀이터 개념으로 발전시킬 복안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어린이 놀이터에 이제는 어린이가 많이 없어 빈 공터로 변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면 우리도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농촌지역은 벌써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어요. 서울은 노인 인구 18%로 고령화에 들어서 있습니다. 때문에 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노인의 놀이터’가 절실합니다. 그 안에 노인들이 좋아하는 파크 골프, 그라운드 골프, 게이트볼, 배드민턴 등 여가 활동에 적합한 체육시설이 설치되어야 합니다. 애완동물 놀이터도 함께 넣으면 건강관리도 하고 여가도 즐기며 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노인 놀이터는 국유지나 국립공원 그린벨트에도 가능합니다. 서울의 유휴경작지 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노인보호구역을 실효성 있게 강화한다는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과다하게 제한하고 노인 보호구역은 법에는 있으나 처벌조항은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 됩니다. 노인 경로당이라든지 복지관이라든지 노인회라든지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도 노인보호구역이 설정되지 않은 곳이 많아요. 행동이 느리고 보행이 느린 노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노인보호구역을 확대 실시하고 처벌조항을 반드시 넣어서 노인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 ‘수직적 효도’에서 ‘수평적 효도’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인가요.
“효는 우리 민족의 근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국조 단군도 ‘부모에게는 순종하는 것이 효’라고 했습니다. 부모에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요. 신라시대 ‘세속오계’에도 ‘사친이효’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버이에게 효를 다하는 것이 나라의 5가지 교훈 중 하나였습니다. 유교의 근본인 삼강오륜(三綱五倫, 유교 도덕사상에서 기본 되는 3가지 강령과 5가지의 인륜)에서도 부위자강(父爲子綱, 어버이와 자식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과 장유유서(長幼有序, 어른과 아이 사이에 있어야 할 차례와 질서)처럼 윗 분에 대한 존경과 효만 가르쳤습니다. 이를 효의 근본이라고 했어요. 자식이 부모에게만 효를 강요하는 듯한 가르침이 근본을 이루고 있었지요. 하지만 핵가족화가 이뤄진 현대 사회에서는 수직적 가족관계에 대한 효를 수평적인 효로, 즉 자식이 부모에게 효를 실천하고 부모도 자식을 사랑 하는 수평적 효로 탈바꿈해서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가 건전하고 아름다운 사회로 변모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경하는. 예전에는 매를 들어서 훈육했다면, 지금은 사랑으로 훈육을 한다든지 아이도 존중하는 식이지요. 그래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효도교실’을 열고 서울시 교육청 등과 협의해 효도교실에서 일상의 효, 제례의 효 등을 가르치려 합니다.”
고광선 회장은 고령화 사회에 걸맞게 정년을 연장하고 노인복지청을 신설하는 등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
-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케어’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습니다. 가능한 방안들은 어떤 것 들이 있을까요.
“요즘은 노인이 늙어서 병이 들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지옥’이라 생각하는 곳이 바로 요양원입니다. 그렇게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들 합니다. 그곳에 가면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수반됩니다. 지금 선진국에서도 과거의 ‘시설복지’에서 이제는 ‘재가(在家)복지’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꼭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분들은 낮 시간에라도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들을 위해 병원 함께 가기, 약 타주기, 시장 봐주기, 청소 등 생활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시연합회관 신축 계획은 서울시 도움으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현재 사용 중인 용산 청사가 한적하고 공기도 좋긴 하지만 너무 비좁습니다.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실시할 수 없고 특히 생애체험센터는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열었는데 생애체험이나 치매체험, 신기술전시체험 등이 경기도 등 후발주자에 밀려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보다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이전해서 노인들의 생존과 직결된 디지털 교육과 평생교육, 경로당 회원 기본교육, 일자리교육, 생애체험, 치매체험, 신기술 전시관 등을 운영해 ‘노인이 행복한 시대’를 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세훈 서울시장님께 부탁을 드렸고, 동대문에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관을 마련해주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오 시장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정부나 서울시에 바라는 어르신 정책 등 제안하실 것 있으면 부탁 드립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인복지청’ 신설이 시급합니다. 기초연금을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년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연금 수급시기도 늦춰야 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노인 일자리를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 경로당 시설기준을 마련해 신축하는 경로당은 취사시설과 입식식당,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실, 건강관리실, 남녀휴게공간 등이 구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담=조진래 편집국장 jjr2015@viva100.com
정리=장인평 기자 jip309@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